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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복음]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셨다previous/the Gospel 2014. 2. 14. 11:55반응형
2월 14일 복음말씀
마르코 7,31-37
그때에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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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 상 )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치유 이야기는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각 대목을 주의 깊게 묵상하면
예수님의 치유 행위의 깊은 뜻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데려온 사람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였습니다.
귀가 먹으면 쉽게 언어 장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묘사를 통하여
복음을 읽는 우리는 조금씩 이 치유 이야기의 현실성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이 육체의 장애가 상징적인 뜻도 지닐 수 있다는 점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그의 모습은, 복음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며 살아가기에 제대로 된 행동을 실천하지도,
참된 말을 하지도 못하는 우리의 처지를 그림처럼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인물은,
성서학의 세계적 권위자 요하임 그닐카 신부의 표현처럼,
우리를 비추어 주는 ‘실재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에게 손이라도 얹어 주십사는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 매우 정성 들여 단계별로 그를 치유해 주십니다.
먼저 그를 군중에게서 떼어 놓으십니다. 그가 구경거리로 화제의
중심에 놓이지 않게 하시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치유의 과정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시간과 관심을
그에게 온전히 쏟으시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인격적 관계’라는 말로도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하늘을 우러러 “에파타!”(열려라!) 하고
권위 있게 명하십니다. 예수님의 치유를 표현하는 말마디 하나하나를
묵상하면서 우리는 그 병자가 느꼈을, 조금씩 커져 가는 감동을
나누어 받게 됩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더없는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치유가
복음을 대하는 우리의 가슴속에서도 시작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출처 매일 미사 -'previous > the Gosp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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