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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복음]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다
    previous/the Gospel 2014. 3.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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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7일 복음말씀


    루카 11,14-23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흰느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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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 상)


    요즈음 널리 읽히고 인용되는 책 가운데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이 쓴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가 있습니다. 

    '일기' 형식으로 사회의 흐름을 통찰한 이 책에서 

    '신뢰가 사라지고 거만함이 만연한 것에 관해'라는 

    제목의 글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말은 지금의 세상 모습을 잘 짚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우만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의 모든 체계가 

    기능하는 것은 그 자체의 힘 때문만이 아니라, 서로 그리고 

    사회 조직에 대한 공동체의 신뢰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신뢰의 상실은 정당성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사실 이러한 신뢰의 부재를 숫자와 전문 용어로 가득한,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로 

    대신할 수 없음을 우리는 자주 실감합니다.


    바우만이 비관적으로 평가하듯이, 거짓말과 기만은 

    더 이상 가증스럽거나 충격적인 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이며, 

    사실의 '선별'과 실제 사건의 '조작'을 통하여 

    거짓된 소식을 전하는 것은 오늘날 정치의 기본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신뢰를 찾고 얻으려는 노력조차 없어진 자리에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진실과 확실함을 찾고 신뢰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을 거만하게 외면하는 

    전문 관료적 권력만이 보일 뿐이라고 바우만은 진단합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한 지식인의 글을 읽으며, 

    마귀의 세력이 떨치는 세상과 하느님 나라를 대조시키는 

    오늘 복음 말씀이 더욱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악마의 세력은 거짓과 위장과 자기를 두려워하게 하는 

    술책에서 나온다고들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온 

    하느님의 나라는 진실과 자비로운 사랑을 통하여 자라납니다. 

    하느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에 널리 퍼져 있는 허위를 볼 줄 알고,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먼저 사랑하는 적극적인 투신에 

    나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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